"공정한 것은 정말로 좋은 것일까?"
공정이 바람직하다면 우리의 조직과 사회에 공정성이 이미 실현되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을 보자면? 그렇지 않습ㄴ디ㅏ. 왜냐하면 본심은 그 누구도 공정을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대사회는 이미 신분차별이 철폐되었고,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차별과 격차는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남아있습니다. 왜냐하면 신분차이가 없어지고 표면적으로는 누구에게나 기회가 공평히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그 덕분에 오히려 차별과 격차가 부각되는 것입니다.
"결국 사람은 시대와 장소, 연배, 세상의 평가 등
여러면에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질투를 느낀다."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신분제가 존재하는 시기에는 애초에 타 계급과 비교할 일이 없었기에 열등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차별이나 격차는 동질성이 높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동질성이 전제된 사회나 조직에서 나타나는 작은 격차는 큰 스트레스를 만들어 냅니다.
"모든 것이 거의 평준화될 때 인간은 최소의 불평등에 상처받는다.
평등이 커지면 커질수록 항상 평등의 욕구가 더욱 크고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알렉시 드 토크빌 「미국의 민주주의」
토크빌은 자신의 저서인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이 지적은 우리가 공정한 조직, 사회를 추구하는 데 도사리고 있는 본질적인 모순을 들추어냈습니다. 만약 조직, 사회가 공정, 공평하다면 하위층의 사람들은 도망칠 곳이 없게됩니다. 자신들이 남들보다 열등하기 때문에 하위층에 있는거라고 해석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믿음은 자신의 열등성을 부정할 수 있게 합니다.
공정, 공평이 실현되었을 때 당신이 뒤쳐져 있다고 평가받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자신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공정이라는 개념을 절대선으로 받들기 전에 곰곰히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부 > 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학] 보이지 않는 노력도 언젠가는 보상받는다는 거짓말 (0) | 2022.05.03 |
---|---|
[철학] 사람들은 필요해서가 아니라 다르게 보이기 위해 돈을 쓴다 (0) | 2022.05.03 |
[철학] 재빨리 도망칠 줄 아는 사람이 승리한다 (0) | 2022.05.01 |
[철학] 성편견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0) | 2022.04.30 |
[철학] 경제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관계 (0) | 2022.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