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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철학

[철학] 시스템은 어떻게 인간을 소외시키는가

칼 마르크스

 

소외

 

 


소외는 마르크스가 남긴 중요한 키워드들 가운데 오용되기 쉬운 단어입니다. 소외, 소외는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이지만 인간에게서 떨어져나와 오히려 인간을 조종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 소외가 큰 문제인 가닭은 인간이 만들어낸 시스템에 인간이 휘둘리게 된다는 데 있습니다. 사회에서의 '소외'는 '휘둘리게 된다'는 뉘앙스가 강합니다.

 

 

칼 마르크스는 「경제학ㆍ철학 초고」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필연적 귀결로 발생하는 네가지 소외를 설명했습니다. 첫번째노동생산물로부터의 소외입니다. 이 유형의 소외에서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으로 상품을 생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된 상품은 자본가의 소유가 됩니다. 두번째노동으로부터의 소외입니다. 고전파 경제학자들(ex. 애덤 스미스)이 분업에 의한 생산성 향상을 주장한 결과 노동은 '지루하고,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것'으로 타락하게 됩니다. 원래 노동은 인간에게 창조적인 활동(work)이어야 하는데 임금 노동제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여기서 마르크스는 인간은 노동을 하는 동안 자기를 느끼지 못하며 힘든 노동에서 해방되어야 비로소 독립된 자신으로 설 수 있다고 했습니다. 세번째유적(類的)소외입니다. 인간은 유적존재입니다. 유적존재는 어떤 '종류'에 속해있으며, 그 속에서 건전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생물체라는 의미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분업이나 임금노동에 의해 건전한 인간관계가 파괴되고, 노동자는 자본가가 소유한 회사나 사회의 기계적인 부품, 즉 기어(톱니바퀴)가 되고 맙니다. 네번째인간, 타인으로부터의 소외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는 효율성과 생산성만을 요구받습니다. 인간다운 노동이나 증여에서 오는 기쁨을 잃고, 타인에게서 얼마나 빼앗을지, 어떻게 앞지를지만 전념하게 되고 이는 '인간다움으로부터의 소외'를 불러오게 됩니다.

 

마르크스는 소외를 자본주의 사회 아래서 전개되는 자본과 노동의 분리, 혹은 분업에 의한 노동의 시스템화가 초래하는 폐해로 규정했습니다. 소외는 목적과 시스템 사이의 주종관계를 역전시켜, 시스템이 주가 되고 목적이 종속되게 만듭니다. 시스템으로 통제시 소외가 발생하기 때문에 오히려 자발적인 이념과 가치관으로 바람직한 행동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