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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철학

[철학] 왜 기장이 조종할 때 사고발생 확률이 더 높을까?

헤이르트 호프스테더

 

권력거리

 

 


 

보통 일반적인 인식으로는 부조종사보다 기장이 훨씬 능력과 경력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통 그렇기도 하고요. 하지만 통계적으로 부조종사가 조종타를 쥐었을 때보다 기장이 조종타를 쥐었을 때 추락사고가 훨씬 더 많이 발생합니다. 이건 왜 그런 것일까요?

 

심리학자 헤이르트 호프스테더는 세계 53개국을 상대로 '권력거리'를 조사했습니다. 권력거리란 어느 조직에서 부하들을 그들의 상사로부터 격리시키는 감정적 거리를 의미합니다. 권력거리가 작은 나라에서는 부하들이 상사에게 의존하는 정도가 약했고, 상호의존을 선호했습니다. 반대로 권력거리가 큰 나라에서는 의존과 반의존의 극화현상이 나타납니다. 때문에 권력거리가 큰 나라에서는 부하들이 상사의 의견에 반대의견을 내놓는 경우를 좀처럼 볼 수 없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부조종사가 조종타를 쥐었을 때 사고발생 확률이 낮은 이유는 상사인 기장이 자연스럽게 부조종사의 행동에 이의제기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기장이 조종타를 잡았을 때에는 부하인 부조종사가 자연스럽게 이의제기를 할 수 없습니다. 심리적 저항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자 헤이르트 호프스테더는 이러한 것들을 수치화시켜 권력거리지수 PDI(power distance index)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나라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문화적 풍토가 초래하는 행동의 차이'를 분석하고, 각 국의 문화적 차이를 6가지 유형으로 정리합니다.

 

1. 권력거리지수 PDI(power distance index)

2. 개인주의 IDV(individualism)

3. 불확실성 회피지수 UAI(uncertainty avoidance index)

4. 남성성 MAS(masculinity)

5. 장기적 적응 LTO(long-term orientation)

6. 자율성vs통제성 IVR(indulgence versus restraint)

 

권력격차가 작은 국가에서는 인간 간의 불평등이 최소한도로 억제되고 권한이 분상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반대로 권력격차가 큰 국가에서는 인간 간의 불평등이 바람직하게 받아들여지고 지배자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중앙집권화가 쉽게 이뤄지죠.

 

그리고 이 권력거리는 구체적으로 준법감시(compiance)의 문제와 혁신(innovation)의 문제를 일으킵니다. 조직 내의 권력자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경우 권력거리가 크면 이에 반론을 제기하는 데 큰 심리적 저항감을 느낍니다. 이것이 준법감시의 문제입니다. 또 조직 내의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 패러다임 전환으로 이어지는 아이디어를 내기 쉬운데, 권력거리가 큰 경우 조직 내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의 의견은 묵살당하기 쉽습니다. 이것이 혁신의 문제입니다.

 

조직의 리더는 부하가 반대의견을 표명할 때 귀를 기울이는 '소극적 경험' 태도 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반대하는 의견을 찾아나서고 이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